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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를 배우는 건 왜 이렇게 힘든 걸까? 어떤 이들은 춤을 몇 년이나 추었음에도 여전히 어려워 한다. 그들의 춤은 겉으로는 괜찮게 보일지 몰라도, 그들이 원하는 걸 정확하게 파트너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 새로운 패턴을 익히는 속도도 느릴 것이다. 이미 아는 패턴의 간단한 응용 조차 말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간과하고 있지만 사실 매우 중요한 것이다. 바로 파트너의 움직임을 머릿속으로 보지 못한다는 점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장님인 채로 춤추고 있는 셈이다.

잠시 운전하는 것을 생각해 보자. 우리는 운전할 때 차가 진행하려는 방향을 바라본다. 그리고 우리가 보는 것에 따라 핸들을 돌리게 된다. 다만 차를 조종하기 위해 핸들을 사용하고 있을 뿐, 아무도 운전하면서 핸들을 보지 않는다. 길을 보는 대신 핸들을 본다면 분명 사고가 날 테니까 말이다.

춤을 출 때에도 반응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우리는 매 순간 내 파트너가 어디에 있고 뭘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더 자세히 알수록 원하는 것을 더 잘 리드할 수 있다. 내 파트너를 형상화 하는 것은 더 분명하고 정확한 리드를 할 수 있게 해 준다.

그럼 내 파트너를 어떻게 형상화 할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그녀의 체중이 도착하는 순간이다. 다시 말해서 내 파트너가 스텝을 옮길 때 발이 정확히 언제, 어디에 닿는가를 뜻한다. 춤은 스텝들의 연결로 만들어진다. 이 연결에서 우리는 각 스텝의 정확한 타이밍과 포지션을 알아야 한다. 여자의 스텝을 보지 못하면 리드의 정확성도 떨어지고 연결도 쉽게 끊기게 된다.

리더인 우리는 흔히 몇 스텝을 앞서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한 번에 한 스텝씩만 리드해야 한다. 여자가 먼저 하고 있던 스텝을 도착하고 나서야 다음 스텝을 알려줄 수 있는 것이다. 내 파트너의 각 스텝이 도착하는 타이밍을 읽을 수 있다면 그녀의 움직임에 완벽하게 맞춰 리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 역시 내가 원하는 것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타이밍 외에도 여자가 움직이는 모양과 위치를 알아야 한다. 보통 어떤 스텝을 리드하면서 우리는 파트너가 도착할 지점을 예상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 여자가 도착하는 곳은 기대하던 위치에서 종종 벗어나곤 한다. 그녀와 동시에 움직이면서 정확한 리드를 하기 위해서는 그녀가 실제 도착하는 지점을 알아야 한다.

그럼 여자가 도착하는 타이밍과 위치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아브라소를 한 상태에서는 당연히 발이 보이지 않는다. 눈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장님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대신 땅고에서는 촉각을 이용해서 보게 된다. 아브라소를 통해 파트너의 체중이 도착하는 것을 느끼고, 이 정보들을 이용해 머리속에서 그림을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연습을 충분히 하게 되면 눈으로 보는 것처럼 분명하게 볼 수 있게 된다.

두번째로 형상화를 통해 봐야 하는 것은 여자의 상체이다. 잠시 쟁반을 들고 방을 가로질러 걷는다고 상상해 보자. 쟁반 위에는 샴페인을 가득 따른 잔이 올려져 있다. 이 때 샴페인을 흘리지 않으려면 쟁반이 기울어지지 않도록 수평을 유지해야만 한다. 또한 잔 표면도 출렁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것은 여자의 균형을 다룰 때도 마찬가지이다. 여자들은 하이힐을 신고 한 발로 서서 여러 난이도 있는 동작들을 수행하게 된다. 게다가 그 동작들은 미리 알 수도 없다. 여자의 균형이 깨지기 쉬운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이제는 여자의 횡경막을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평면을 상상해 보자. 이 평면이 기울어지면 여자는 넘어진다고 느끼게 된다. 균형을 회복하려 안간힘을 쓰게 되기 때문에 상체에 힘이 들어간다. 그래서 우리는 여자가 이런 곤란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제 여자의 아브라소 아래에 있는 평면을 상상해 보자. 쟁반을 들고 있듯이 이 평면이 수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이 평면이 기울어지도록 부주의하게 리드를 하지 않도록 한다. 특히 상체를 돌리는 리드를 할 때 무조건 돌리면 안된다. 이 평면이 수평을 유지한 상태에서 상체를 돌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여자가 우리의 리드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세번째로 봐야 하는건 골반이다. 여자의 골반 양쪽 끝에 두개의 점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여자가 춤을 출 때 이 점들이 어떻게 움직일까? 직선 동작에서는 두 점이 같이 이동한다. 하지만 피봇을 할 때는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한 점이 다른 점보다 크게 돌게 된다.

리드의 목적은 이 두 점이 각자 올바른 궤도를 따라 움직이도록 가이드하는 것이다. 이 두 점은 여자의 골반이 리드에 맞춰 제대로 움직이고 있는지 알게 해 준다. 이 두 점을 봄으로써 회전동작을 더욱 정확하게 리드할 수 있는 것이다.

오초 동작에서, 피봇이 마무리되는 순간은 한 점이 우리의 정면 앞으로 오고 다른 한 점은 여자의 몸 뒤로 멀어질 때이다. 이 두 점이 올바른 위치에 있을 때 여자는 다음 스텝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 만약 피봇 회전이 부족하게 되면 이어지는 스텝이 상당히 억지스러워지게 된다.

여자의 히로 동작에서 이 두 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볼 수 있나? 각 백스텝, 사이드스텝, 프론트 스텝에서 어떻게 움직이는가? 만약 이 두 점을 볼 수 있다면 히로의 구조를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되고, 여자를 리드하고 같이 움직이는 것이 훨씬 쉬워질 것이다.

여자의 체중 도착, 아브라소를 받치고 있는 평면, 그리고 골반 양쪽의 두 점, 이 세가지는 간단하지만 완벽한 모델이다. 이것들을 상상하면 여자의 춤을 분명하게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인체에 대한 어떤 해부학적 지식이 없어도 여자의 움직임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체형이나 다른 춤 스타일을 가진 모든 여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고, 그녀들에게 맞춰 정확한 리드를 줄 수 있게 해 준다. 새로운 패턴을 배우는 것도 더 쉬워지게 된다. 지금 이 순간에 내 파트너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더 분명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더 정교하게 형상화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세가지의 모델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어떤 남자는 파트너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나지만 어떤 남자는 그렇지 못하다. 그런 이유에서 남들보다 더 빨리 배우는 사람도 생긴다. 밀롱가에서는 여자의 춤을 형상화하며 춤을 추기 때문에 몸의 테크닉이 그다지 뛰어나 보이지 않는데도 이미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남자도 있다.

이 기술은 다른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트레이닝과 연습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이 기술이 향상되면 춤도 발전하게 된다. 몸을 얼마나 잘 쓰느냐와 별개로 말이다. 장님으로 춤추는 것은 자신감을 잃게 하는 주된 요소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명확하게 파트너의 춤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